시공업자가 개축한 집을 살까? 내가 직접 지을까?

질문

단독주택을 구입할 마음이 있어 관심있는 동네를 구경을 하다가 한창 개축공사 중인 주택을 구경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값을 물어보니 무척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아 내가 저런 낡은 집을 사서 지으면 더 싸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만…


답변

지난호에 설명 드린대로, 비교적 괜찮은 입지에 있는 동네의 낡은 주택을 거의 땅값만을 쳐서 구입한 후 자기가 살 집을 지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주의할 점들이 있으므로 이 분야의 경험 있는 중개인과 잘 상의한 후 결정하여야 합니다.

Yonge St. 와 Finch Ave. 의 동남쪽은 노스욕의 요지에 해당히는 주택지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 택지너비가 50피트가 조금 넘고, 깊이가 140피트 정도되는 (약 200평) 50년 넘은 낡은 주택을 42만불 정도의 가격에 구입하여 직접 3,700평방피트 정도의 집을 개축할 경우 총 공사비용은 얼마나 들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건축비는 평방피트(Ft2)당 120-150불 정도가 소요됩니다. 물론 마감재를 어떤 것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좋은 마루바닥에다 지하실을 모두 쓸 수 있도록 마감한다면 평방피트당 140불 정도는 족히 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건축비를 $518,000 정도로 잡겠습니다. 건축사의 설계감리비가 건축비의 8%정도가 소요되므로 $41,000 정도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 건축인허가 행정수수료가 $3,000-$7,000 정도가 소요되므로 총 건축비는 $566,000 가령 됩니다. 결국, 땅값을 보탠 총 주택개축비용은 $986,000 이 드는 셈입니다.

헌 집을 사서 새로 짓는 경우, 주택공사의 인허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즉, 기존 주택의 토목기초부분을 도면상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토목기초를 만든 후 건물을 올리는 방법이 있는 데 이것을 개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약간의 부분적인 증축을 행하면서 건축인허가를 빨리 얻을 수 있기에 대부분의 집이 이런 형태를 취합니다. 지역별 건축규정에 따라 외벽의 일부%를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외벽의 보강 내지는 돌과 같은 고급 외장재로 덮거나 Stucco ( 마감 회반죽 ) 로 마감하므로 외관상 새집이나 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전체를 송두리째 허물고 완전히 토목공사 라인을 새로이 설계하여 정식 신축주택허가절차를 밟는 방식입니다. 행정상의 소요기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은 있으나, 최신의 주택모델을 그대로 적용하여 지을 수 있어, 내부공간이 보다 효용성이 높은 주택이 될 소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주택공사를 소규모 시공업자가 시행한다면, 땅값은 마찬가지임을 전제로 한다면 그들은 대략110만불 정도의 가격에 매물로 내 놓습니다. 약 10% 남짓 되는 $114,000 정도의 이윤을 보려고 7-8개월 동안 건축 일에 매달린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쉽게 매각이 안되는 어려운 상황으로 시황이 돌아설 수도 있는 사업위험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부분이 주택개축시장의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소규모 주택건축업자들은 목수나 벽돌공 등 손발이 맞는 주요공사 숙련공들이 팀이 되어 움직이므로 결국 공사기간 동안에 이들은 자신의 급여를 원가에서 받아가고 매각 시에 약간의 이윤을 더 남기는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직접 짓겠다는 생각은 원가측면에서 볼 때, 위에서 언급되지 않은 여러가지 리스크를 감안하면 섣불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경제성측면 보다는 교통이나 교육환경이 좋은 동네에 자기가 원하는 구조나 내부공간 배치를 가진 내집을 만들어 살 수 있다는 실제적인 잇점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만 신중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