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질문

1999년에 토론토에 정착한지 5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집을 사지 말고 렌트로 산는게좋다는 주위분들의 조언을 따랐으나, 비슷한 시기에 오자말자 집을 샀던 다른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곤 합니다. 매년 10%정도씩 3-4년간 계속 오른 주택가격을 생각하면 이젠 더 이상 계속 오르긴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만, 앞으로의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


답변

주택을 사지말고 렌트로 사는 게 좋다는 이야기는 아마도1989년 말부터 1994년까지 급격한 주택가격의 폭락현상을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사실 경제현상의 결과만을 논하고 그 원인을 따져보지 않으면 그런 정보가 오히려 올바른 의사결정에 혼선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당시 주택가격의 폭락은 급격한 모기지 이자율의 상승현상에 기인된 것이며, 그 근본원인은 정부의 엄청난 액수의 국공채발행 때문이었습니다. 연방정부, 주정부 할 것 없이 모두 재정적자가 누적되어 있던 터라 대규모의 금융이 조달되지 않으면 국가재정을 꾸려나갈 수 없을 만큼 위기상태에 빠져있던 때였습니다.

지금의 연방재정은 흑자기조가 견실하여 루니화의 급상승의 근본원인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이며, 일시적 어려움에 있는 지금의 온타리오 주 재정상태도 매귄티 자유당 당수가 수상에 취임하기 전인 보수당 정부 때에 방만한 재정집행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온타리오주 정부의 재정은 1-2년 정도 허리띠를 졸라매면 수습될 정도의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할 때, 조만간 그 전의 흑자재정기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현재의 저이자율 시스템이 돌연 높은 고금리 수준으로 급격히 변할 단기적 요인은 크게 없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지금 수준에서 1.5-2% 정도의 상승은 2-3년의 기간 내에 이루어질 소지도 늘 있습니다만, 이 정도의 상승폭으로는 부동산 경기의 기조를 흔들만한 수준은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인구 3100만명의 캐나다가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려면 년 1% 내외인 30만명 정도의 신규이민자가 계속 유입이 되어야 하는데, 이 중 매년 10만명 가량이 광역토론토 지역에 정착합니다. 이러한 이민자인구의 유입이 향후 주택시장을 견실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장기인구통계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순인구 증가는 향후 약 10여년간 계속될 것입니다.

한편, 주택의 공급측면에서는 현재 가장 큰 장애요소인 두가지, 즉 '택지확보의 어려움'과 '숙련건설노동인력의 부족'이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택지의 확보는 최근 광역토론토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새 그린벨트(Green Belt) 법안이 논의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공급측면의 애로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단독주택가격의 향후 전망은,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년간 약 3,5-5% 수준의 비교적 안정적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문기관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택을 사지않고 그 자금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를 생각하면, 내 집에 대하여 면세되는 재산증식의 기회를 큰 욕심 없이 활용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살 집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콘도미니엄 시장은 위에서 설명한 신규택지공급의 애로요인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어, 분양시장의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과잉공급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때입니다. 당장 들어가 거주할 경우가 아닌 투자의 측면에서 콘도구입을 고려하시는 분은 향후 6개월 내지 1년정도는 관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