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맹모삼천': "좋은 학교 찾아 이사 간다"

질문

캐나다에서도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보다 나은 곳을 찾아 이사를 가는 이웃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지 매우 궁금합니다.


답변

거의 반에 육박할 정도로 이민자 비중이 인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역토론토의 상황을 보면 여러 가지 사회적 변화를 예견하게 됩니다. 광역토론토에 쏟아져 들어오는 연 10만명 가량의 새 이민자들이 무슨 꿈들을 안고 이곳으로 왔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이민자 중심의 다문화사회로 변질되어가는 광역토론토의 미래는 우리의 생활환경뿐 아니라, 자녀의 교육환경에 까지 다양하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 학교가 2-3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지역이 많아졌습니다. 지금도 4-5년 전의 학교정보를 기준으로 '어떤 지역의 학교가 좋다더라' 하면서 그 지역의 주택만을 찾아 구입하려는 분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각 지역별로 최근 2-3년 동안 변화된 내용을 알게 되면 아마 그러한 지역선택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모님들 중에는 어느 학교에 다니든지 제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부모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립학교를 굳이 보내보겠다고 합니다만, 그러한 동기 속엔 교육환경의 차별화라는 현실적인 성과를 눈으로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일반 공립학교 학생들이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고루 섞여서 함께 배우며 부대끼는 과정에서 사회,문화적인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할 뿐 아니라, 장래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지 그러한 체험들이 실용적인 응용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가장 광범위한 부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힘, 그것이 큰 자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사립을 피하면서 공립교육 제도 속에서 보다 더 나은 학교가 있는 지역을 찾아 이사를 하는 분들은 경제적인 실리를 취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사립학교에 많은 등록금을 부담하면서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도 있지만, 지역별로 몇 안 되는 일부 좋은 공립학교는 여러 가지 비교지표들을 봐도 거의 사립학교 수준의 학업적 성취나 결과를 보여줍니다. 높은 등록금 부담을 피하면서 사회의 광범위한 계층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공립학교의 재학생들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이 캐나다에서 사회적 이슈화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공립학교의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을 지역차이 없이 신뢰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있으며, 아이들 각자의 개인차와 독창성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즉, 한국에서와 같이 '학력'이라는 하나의 잣대가 여러 사람들에게 '보편적 지향가치'로 인식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에 이러한 시각도 조금씩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학교가 있는 지역의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더욱 탄탄한 모양을 보이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진 않으며, 결국 주택구입자들의 경제력의 차이가 이런 변화를 만들어간다고 봅니다. 좋은 학교지역을 찾아 이사를 가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과거의 소문이 아니라 최근의 정보와 변화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주택구입 의사결정을 하여야 합니다. 전문중개인의 눈에는 이것이 다분히 '투자리스크'의 일부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