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주택을 구입하려고 부동산 중개인을 선정할 때에는 우선 한국과는 다른 캐나다의 부동산 거래 관행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캐나다에서는 주택을 구입할 때 구입자가 부동산 중개인에게 주는 수수료는 없습니다. 이것은 사는 축과 파는 측이 각각 따로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한국의 경우와는 다른 관행이다. 즉, 집을 파는 사람이 Listing Agent ( Seller’s Agent ; 매각인을 위해 일하는 중개인)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고, 그 리스팅 중개인이 매매성사 후 Buyer Agent (구입자측 중개인)에게 그 중 일정부분을 나누어 주는 방식입니다.

둘째, 캐나다에서는 지역별 부동산협회가 주택매물들을 전산화(데이터베이스)한 후 부동산 중개인들이 인터넷으로 24시간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단지 앞에 있는 여러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보유하고 있는 매물이 서로 달라 당연히 여러 중개인들을 접촉하여 매물정보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구입자에게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모든 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어느 중개인에게라도 열려있는 캐나다의 실정에서는 믿음이 가는 한 중개인을 통해 본인이 희망하는 매물을 함께 찾는 작업이 효과적입니다. 처음 검색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을 본 후에 어떤 점이 좋고 어떤 부분은 기대치에 미흡하다고 제대로 중개인에게 설명하면 다음번 검색에는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다른 부동산 중개인을 접촉하면 다시 본인이 어떤 집을 원하는지 설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차피 그 중개인도 똑같은 협회의 전산화 자료에서 검색하므로 지난 번 중개인을 통하여 본 집을 보여주는 경우가 생깁니다. 좋은 집을 구하려면 중개인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이 되어 호흡을 잘 맞추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서로 시간만 낭비하고 결과는 별로 효과적이질 못합니다. 그러므로, 캐나다에서는 일단 믿음이 가는 중개인라고 생각되면 계속 그 중개인과 함께 집을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 중개인도 민법의 한 분야인 계약법상의 대리권(Agency)을 가지고 중개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법률소송을 다룰 때에는 원고나 피고 중 어느 한 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변호를 하듯이, 부동산 중개인도 집을 팔려고 내 놓은 집주인 또는 구입자 중 어느 한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신의 중개인은 ‘집주인 편’인가 ‘구매자 편’인가?

위의 질문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당신의 중개인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라는 뜻이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온타리오주 부동산협회와 토론토 부동산협회가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안내책자 ‘Working with Realtor’의 내용을 중심으로 저의 해설을 곁들여 설명드리겠습니다.

만일, 협회자료를 원문으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부동산 중개인은 계약에 의해 일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계약법 정신에 따라 중개인과 서면계약을 맺은 ‘의뢰인’(Client)과 아무런 계약없이 그냥 중개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반손님’(Customer)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중개인이 법률상 두가지의 경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영한사전에는 Client 나 customer 가 모두 ‘고객’으로 나와있겠지만, 두 단어는. 실제 ‘대리인의 의무’에 있어서 크게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뢰인’(Client)에 대해서는 중개인이 정직과 신의성실의 의무, 알고있는 정보를 완전히 공개해야 할 의무 등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일반손님’(Customer)에게는 정직하게 대할 것과 통상적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는 정도의 적절한 보살핌(Care)이 있으면 됩니다.

무언가 서면으로 계약을 하기를 꺼리는 분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자유스러워보이기도 하지만,캐나다에서는 서면계약에 따른 ‘의뢰인(Client)’ 서비스를 받지 못합니다. 자유롭기는 하지만 본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받을 권리를 얻지 못하는 단점도 있음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로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리권(Agency)에 근거한 부동산 중개인(Agent)의 임무를 아래와 같이 대리권 형태(Agency Relationship)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중개인이 각각의 경우에 어느 편에 서서 일하는지 분명해 질 것입니다.


1. Seller’s Agent (집 주인을 위한 중개인)

흔히 ‘Listing Agent’(리스팅 중개인) 라고도 불리는데, 집을 팔려고 의뢰한 집주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는 입장에서 일하는 중개인 입니다. 서면계약에 의해 법률상 ‘집주인의 대리인’이 되므로 이 중개인은 집주인에 대해 ‘의뢰인’(Client)으로서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팔려는 집 앞에 붙인 ‘For Sale’ 광고판을 을 보고 주택 구입희망자가 리스팅 중개인에게 구입 협상을 한다면, 거기서 얻은 주택구입자에 관한 모든 정보는 반드시 집주인에게 알려주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으며, 그 반대로 집주인에 관한 자세한 속사정은 굳이 구입자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습니다. 오히려, 계약에 의해 집주인의 사정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점이 바로 구입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해줄 ‘구입자 중개인’( Buyer Agent) 이 없이 혼자서 직접 리스팅 중개인과 주택구입협상에 나설 때의 불리한 점입니다. 충분한 정보는 좋은 협상 결과를 보장하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 보면, 리스팅 중개인은 집 주인과의 주택매각계약(Listing Agreement)에 따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비싼 값에’ 팔아주어야 할 입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구입자의 희망사항은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가장 저렴한 값에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주택구입자는 리스팅 중개인과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입장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상황에서는 리스팅 중개인은 결코 구입자 편에 있지 않음을 명심하십시오.


2. Buyer’s Agent (구입자 중개인)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을 위해 ‘구입자 중개인 계약’(Buyer Agency Agreement)를 맺고 일하는 중개인을 말합니다. 이 제도는 시행된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중개수수료를 집을 파는 측이 부담하는 관행에서는 구입자가 리스팅브로커와 협상할 때 잠재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므로, 구입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90년대 중반부터 이 제도가 생겼습니다.

즉,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자기의 이익만을 최대한 지켜줄 ‘구입자 중개인’ ( Buyer’s Agent )을 선정하여 계약법 상의 보호를 받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 경우 구입자 중개인은 구매자에 관한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가지며 ‘매물로 나온 주택을 가장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됩니다.

리스팅 된 집을 가장 비싼값에 꼭 팔아야만 하는 집주인의 중개인(Listing Agent)과는 달리, 구입자 중개인( Buyer Agent)는 주택구입자의 욕구에 가장 적합한 주택을 구입찾기 위해 가격과 입지, 그리고 장기적인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고려한 다양한 매물을 보여주고 그 중에서 주택구입자가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이 경우, 리스팅 중개인은 집주인을, 구입자 중개인은 주택구입자의 이익을 서로 최대한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서로간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일이 없는 법률상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대리관계(Agency Relationship)를 이루게 됩니다.

주택 구입자가 부동산 거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캐나다의 시장관행을 감안한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리스팅 중개인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기 보다도 구입자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구입자 중개인’(Buyer Agency)을 선정하여 함께 협상에 나서는 것이 왜 유리한지 이제는 이해될 것입니다.

  • 인터넷에서 MLS 검색 등 이용하여 직접 마음에 드는 주택매물을 발견했을
  • 어떤 동네를 지나가다가 “FOR SALE” 광고판을 붙여놓은 집이 마음에 들었을 때
  • 콘도나 주택 분양사무소나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여 마음에 드는 모델이 발견되었을 때

(참고 : 직접 분양사무소의 직원과 협의해도 중개인과 함께 협상할 때보다 더 싸게 구입하기가 어렵습니다. 구입자 중개인을 선정하면 중개수수료를 부담할 필요없이 구입 전과정을 통해 필요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Dual Agent (쌍방 중개인)

만일 집주인을 위해 계약에 의해 리스팅 중개인으로 일하는 사람이 그 집을 구입하는 데 관심을 가진 주택구입자와도 그 거래에 대해 중개를 도와주기로 계약을 맺는 경우에 그 중개인은 Dual Agent ( 쌍방 중개인 )가 됩니다.

한 사람의 중개인이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모두 대리하게 되는 상황을 일컬어 ‘이해관계의 상충’ (conflict of interest) 이라고 부릅니다. 한명의 변호사가 피고와 원고의 최대이익을 위해 동시에 변호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도 바로 서로의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구입자 중개인이 없이 혼자서 리스팅 중개인과 협상하는 경우엔 구매자 스스로가 이러한 ‘상충되는 이해관계’ 속으로 몰아넣는 것과 같습니다.

온타리오주 부동산협회(OREA)에서는 부동산 중개인이 고객과 상담하는 초기단계에 위에서 열거한 3가지의 대리관계를 고객에게 미리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고객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거래가 진행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묻는 질문은 “Do you understand who is working for you? ” – 다른 말로 해석하면 “선생님은 제가 지금 어느쪽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가요? “라는 의미가 됩니다.

온타리오주 부동산협회(OREA)에서는 Dual Agency ( 쌍방대리 )의 경우가 되는 상황에서는 항상 서면으로 이해가 서로 상충하는 양측으로부터 동의을 받아둘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그러한 법률적 관계를 뒤늦게 이해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는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 12월 10일에 개정된 ‘부동산 및 비즈니스 중개에 관한 법률'( REBBA : Real Estate and Business Brokers Act )에는 이와 관련된 조항을 명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