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봐야 하나?

시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

전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된 결과,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굴릴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아우성이다. 목이 좋은 상가를 구하거나 기타 세입자를 두고 운용할 만한 임대수입용 투자부동산을 찾는 분들도 물건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집을 사려던 사람들도 이제나 저제나 하고 적당한 때를 기다렸건만, 올해에도 5.5%정도의 상승에 그치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5%대의 가격상승이 숨고르기라면 그 이전에 몇 년 계속 가파르게 올라온 것은 빠른 뜀박질이었던 게 분명해진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자 결국 1-2년 정도 미루어 왔던 내집 마련에 뒤늦게참여하는 주택구입자들이 많아 지금도 곳곳에서 한 집을 두고 여러 사람이 구입 오파를 내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장래 재산가치 유지에 대한 불안감의 확산 때문에 뒤늦게라도 구입대열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이다.

지난 해 연초부터 세계 부동산시장 거품붕괴 경고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직 광역토론토에서는 적어도 향후 12개월-18개월 정도는 현재의 탄탄한 부동산 시황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사실 지난 몇 년간의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활황을 유지해 온 부동산시장마저 약세로 돌아서면 그 파장은 증시 거품 붕괴 이상으로 심각한 경기 냉각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중반 이후 호주와 서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50%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과거와는 달리 낮은 물가 상승률 속에 일어난 현상이라 실질적인 가격 상승폭이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중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식시장은 크게 폭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영국의 경우 최근 3년간 집값이 55%나 상승했으나, 주가는 40%나 떨어졌다. 게다가,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담보력이 좋아 대출기관에서 상당한 비율의 담보 대출을 제공하므로 실질적인 투자수익률은 엄청나게 증폭되게 되어있다.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의구심

우리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현상을 두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향의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향후에도 계속 오를 것이다'라는 기대심리가 낳은 '이상과열 현상인가? 아니면 그러한 상승을 정당화 해줄 만한 근본적인 이유들이 있는 것인가?

이상과열 현상이라면, 그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이 선진국의 총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데다, 국민 대부분이 자기집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연관되어 있어 집값 하락에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어 경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다. 대체로 집을 사는데 사용된 구입자금의 70-80%정도 이상이 모기지대출로 충당되었기 때문에 상환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경제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증권시장과는 달리,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지역적인 시장상황의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다. 필자가 2003년의 17회 연재에서 설명한 바 있듯이, 교민들이 중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하는 내집 마련과 관련하여 아래의 두 가지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한다.

첫째, 장기적으로 내집의 가치가 많이 오를 수 있는 것은 땅을 되도록 많이 안고 있는 집이다. (표 참조)

최근 들어 광역토론토 일대 주택시장에서 고층콘도의 매물은 수요를 초과하여 늘어나고 있는 반면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 등 저층주택의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인 대비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둘째, 향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재테크측면에서 보다 유리하다. 2031년까지의 장기적인 주택형태별 수급상황을 예측한 자료(표 참조)를 보면 이러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도시지역의 콘도시장은 이미 수요보다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조금씩 가격의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토대로 보면, 우리 교민들 보다 한발 앞서 나아가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투자자들이 콘도매각에 나선 게 이미 작년 말 경이다.

반면, 단독주택은 갈수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공급부족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토론토지역의 택지공급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토지사용의 효율화를 위해 향후 신축되는 주거형태 중 많은 부분이 점차 다층구조로 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타운하우스나 콘도의 공급은 늘게 될 것이고 단독주택은 택지부족이 점차 심화됨에 따라 기존 단독주택의 대지가치는 그 희소성이 점차 높아지며 해가 갈수록 가격상승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가파르게 올라 온 단독주택의 가격이 향후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장기보유로 든든한 재산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에겐 여전히 지금도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재테크 대상으로서의 캐나다 부동산

“땅이나 건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과세표준을 법령에 별도로 높게 규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부동산 과다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일정액 이상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거나 2개 시.군.구에 걸쳐 토지를 보유한 사람에 대해 중과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합부동산세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상은 한국에서의 최근 부동산 정책관련 기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이처럼, 최근 법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부동산 과다보유자 중과세 방안'은 아직 캐나다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생소한 정책내용이다.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홀대받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부동산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하면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아니라, 사업으로서 당연히 투자할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캐나다 세법 상 부동산 매매에 따른 '시세차익'(Capital Gains)에 대해서는 주식투자 차익과 함께 다른 어느 유형의 소득보다도 우대세율이 적용되는 구조이며,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각종 세금이나 제 경비들이 사업관련 경비로 정당하게 처리되어 공제 받으므로, 하나의 비즈니스로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영역이다.

주식투자나 은행예금, 또는 뮤추얼펀드와 같이 일단 투자를 하고 나면 수익이 많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 하는 것 외에 투자자가 수익률 조절에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 반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수시로 리노베이션이나 부분적인 수리 들을 통해 현재의 자산가치를 올림은 물론이고 나중에 되팔 경우에도 더 좋은 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는 노력을 본인 스스로가 결정하고 실행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향후의 시장동향 전망

갈수록 택지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광역토롣토의 토지공급상황과 늘어나는 인구, 그리고 새로운 이민자의 유입이 어우러져 앞으로도 주택수요는 공급을 꾸준히 웃돌 전망이다. 캐나다 전체의 신규이민자 중 광역토론토로 더욱 많이 몰리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다른 주로부터 가이드라인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게다가 사상최저수준의 금리, 의외의 강한 모습을 보이는 소매시장, 건설시장 등으로 인하여 늘어나는 일자리와 소득개선 등을 감안한다면 지난해의 기록적 호황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전망은 당분간 여전히 낙관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콘도미니엄 시장은 이미 꼭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어려운 발걸음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며, 내려가기 싫은 걸음을 내딛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비록 아직은 확대되지 않고 있으나 가격의 점진적인 하락폭이 가속화 될 경우 향후 약 6-7개월 정도가 지나면 이미 과다 공급현상을 보이는 일부 지역엔 10-13%이상의 가격하락까지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렇다고 광역토론토의 콘도시장이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져야 할 대상은 아니다. 왜냐하면, 캐나다의 콘도시장은 제도적인 유연성으로 인하여 수요공급의 조정과정이 비교적 단기에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이며, 장기적으로는 노년인구의 증가와 1인 가계의 증가, 그리고 도시형 라이프 스타일이 확대되고 있어 안정적인 수요증가가 늘 뒷받침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미 콘도구입에 투자한 사람과 지금부터 관망하면서 좋은 가격에 골라 구입하는 사람 간에는 투자수익률에서 많은 대조를 보일 시기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2000불-3000불 사이의 렌트를 받던 콘도 주인들이 150-200불 정도의 월임대료 하락을 경험하고 있으므로, 향후 임대료 수준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에는 매각에 대한 유혹과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일부 시장에서는 구입자 중심의 시장으로 돌아서면서 구입자의 가격협상력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때론 쉬는 것도 버는 것이라던 주식시장에서의 투자격언이 콘도투자 시장에서도 적용될 것 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