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임대차에 관한 규정과 상식 (1)

가게 임대차에 얽힌 이해관계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가게를 임차하면 '임차인(Tenant)가 되고, 매달 고정적인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상가나 Strip Shop(길거리에 늘어선 가게)을 구입하게 되면 그날부터 건물주(Landlord)가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 둘 중 하나에 해당하게 될 분이 많은데,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이런 두 입장이 서로 다르게 마련입니다. 가게에 세든 사람은 내가 매달 내어야 할 렌트(월임대료)를 못내게 되면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관계법령의 규정을 알아야 하며, 주인과 내가 각각 지게 될 책임과 의무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자기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편, 건물주인은 미납된 월세를 어떻게 제 때에 내도록 하며, 계속 렌트납부가 미납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떤 조치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지를 알아야 건물관리가 용이합니다.

세상일이 이렇듯 손바닥의 앞과 뒤의 형상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0년 이상을 남의 가게에 세들어 장사하시던 어느 교민이 가게건물을 하나 구입한 이후로는 옛날의 상황과 정반대의 입장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남의 점포에 세들어 장사하시는 분들은 가게건물의 임대차계약, 월임대료, 계약의 갱신과 렌트의 조정문제, 기타 건물의 유지관리와 관련하여 건물주인과 많은 신경전을 벌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가게건물을 구입하는 입장이 되면 그런 경험들도 무척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고 나니 세상이 달라졌다'는 경우가 이런 때에도 적용이 되겠지요.

주거용 세입자 보호법과는 다른 규정들

임대용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사는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 일부 비난을 받는 조항들도 있지만 – 제정된 주택세입자 보호법 ( Tenant Protection Act ) 은 정부의 강제적 규정을 많이 삽입하여 개별적인 임대차계약에 우선하여 적용하도록 하는 조항들이 많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사회제도적 안전장치의 일환으로서 저소득층 주민들의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위한 정책적인 요소가 가미된 규정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분쟁이 생기면, 우리말로 '온타리오 주택 임대차관계 중재원'으로 해석될 수 있는 'Ontario Rental Housing Tribunal '이 개입하여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려줍니다.

하지만, 상업용 임대차 계약에 관련된 규정들에는 이처럼 정부의 강제적 개입을 통한 세입자 보호장치가 들어있지 않고, 오히려 원활한 경제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문제들을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당사자 상호간에 합의에 따라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하는 데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점포세입자에 대한 정부의 특별한 지원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업용 임대차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면 공공성을 지닌 중재원이 따로 없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변호사와 대응책을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법률은 온타리오주 정부가 1990년에 최종개정한 '상업임대차법'( Commercial Tenancies Act ) 인데, 건물주와 점포세입자의 권리와 의무 등을 각각 상세하게 규정해두고 있습니다.

상업 임대차법의 주요내용

  • 건물주인의 권리와 의무 : 건물주는 임대차계약상의 어떠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반드시 서면으로 세입자에게 전달하여야 하며, 그러한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한을 주어야 합니다. 건물주는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세입자의 의무사항(월세와 공과금,관리비 분담금, 유지관리 등 )이 지켜지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권리를 갖습니다. 건물주는 가게세입자가 중간에 비즈니스를 그만 두거나 영업부진으로 렌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잔여계약일까지의 임대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데 대하여 법적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습니다. 통상 손해금액의 규모에 따라 소액재판소(Small Claims Court : $10,000불 미만의 손해청구소송일 경우)나 온타리오주 내의 민사소송에 관한 1심법원인 온타리오주 고등법원 ( the Superior Court of Justice)에 소송을 청구합니다.

  • 세입자의 권리와 의무: 세입자는 임대차계약상에 합의한 월 임대료와 기타 약정된 금액을 기일 내에 반드시 지급해야 합니다. 아울러, 계약에 명시된 세입자 책임사항을 잘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임대차계약서 상에 명시된 건물주인의 책임사항이 이행이 안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임대료 등의 지급을 미루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계속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이러한 건물주의 이행에 대한 촉구는 월 임대료 지급과는 별개의 건으로 처리해야 함을 유의하십시오. 세입자도 건물주에게 금전적 혹은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보상을 법적으로 요구할 권리를 갖는데, 금액의 규모에 따라 소액재판소나 온타리오주 고등법원에 소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의 경우에는 당사자간에 합의한 주택임대차계약서가 '세입자 보호법'과 서로 어긋나는 경우에는 세입자보호법이 우선 적용됩니다. 하지만, 상가가게의 임대차계약서와 상업임대차법의 내용이 서로 다르면 당사간의 계약이 우선 적용됩니다. 이런 차이점에 반드시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통상 상업임대차계약서에는 건물주인과 세입자의 의무와 책임사항, 계약의 기간, 임대료 조건, 건물의 유지관리, 재산세 및 기타 관리비 분담조건, 개선투자 등에 관한 사항들을 담고 있으므로, 아무리 급해도 계약서 내용을 차근히 살펴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반드시 확인한 후에 싸인해야 합니다.

사업이 어려워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주인의 동의를 구한 뒤 제3자에게 서브렛(Sublet : 원계약의 일부 기간이나 일부공간만을 대상 ) 이나 임대차계약의 양도(assignment : 원계약서 전체의 권리,의무가 대상)가 가능합니다. 법률적으로는 모든 상업용 임대차계약은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즉 사업상 어려움에 처하면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임차한 점포를 넘겨주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상업임대차계약서에 건물주가 서면상의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어떤 제3자에게도 서브렛이나 양도를 못하도록 약정해 두기 때문에 주인의 동의 없이는 다른 사람에게 서브렛이나 양도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물주의 변호사비용(계약관련)이나 신용조사비용 등은 원래의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며, 양도나 서브렛 이후에도 원래의 계약 잔여기간 동안에는 원래의 임차인이 계속 법적인 책임을 새 임차인과 함께 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임대료 미납이 발생하면 그 곳에서 장사를 그만 두고 나온 이후에도 원계약자로서 계약만료 때까지 연대책임이 있는 것입니다.